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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뛰면서 도약을 꿈이 아닌 현실로 바꾸려고 합니다.
제가 K- 클래식에도 앞장 서 온것 아시죠?
[웰빙코리아뉴스] 탁계석 음악평론가 =
K- 클래식 콜라보릴레이 페스티벌에 참가한 여근하 바이올리니스트

음악하는 게 즐겁고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게 기쁩니다.

탁계석 평론가: 독일 바이마르에서의 오케스트라 활동이 대단했군요.

여근하 바이올리니스트: 독일에서는 Junge Deutsche Philharmonie(JDPH, 독일 청년 오케스트라)와 Weimar Staats Kapelle(바이마르 국립 교향악단) 두 군데에서 단원으로 활동하였는데 JDPH 단원으로서 유럽, 남미, 내한공연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연주를 했습니다.학교를 졸업 후에는 바이마르 국립교향악단 단원으로 많은 심포니와 오페라 등을 연주했습니다.

탁: 한국에 귀국해서 초기에 겪었던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벌써 장성(?)했다니 이제 전천후로 뛸 일만 남았군요.

여: 악기와 여행가방을 들고 연주하러 다니는 제 모습이 평생 갈 줄 알았는데 한국에 와서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셋이나 낳고 세월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독일에서 너무 화려하게 살아서 한국가면 무엇을 하나 걱정했는데 예비된 남편을 만났고 남편 따라 이사갔던 마산에서 “진주시향 악장”으로 자리를 잡아 그렇게 저의 한국 생활은 시작이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식구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연주를 끊임없이 할 수가 있었습니다.

탁: 아 ! 그 때 최천희 지휘자가 있을 때 진주시향 본적 있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연주가로 생존한다는 것 무척 어려워요. 여기에 “콰르텟 수“까지 함께 한다니 노하우가 뭔가요.

여: 저는 일단 음악을 한다는 것이 즐겁습니다. 연습을 하고, 연구를 하고, 무대를 꾸미는 일이 참 재밌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혼자하면 지루하고 가끔은 해답이 없을 때도 있는데 넷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연습을 하다보면 내가 보지 못한 모습 이라던지 내가 느끼지 못한 느낌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 콰르텟 수 멤버들 모두가 음악을 즐겨하는 친구들이어서 계속 함께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탁: 서울시 홍보대사로 한 잡지에 표지에 까지 나온 것을 보니 활동의 반경이 대단합니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여: 제가 살아온 발자취를 돌아보니 저는 제가 원하던 대로 일이 풀렸다기보다는 제가 뭔가 노력을 하고 있으면 거기에 연관되게 갈 길들이 열렸던 것 같습니다. 서울시홍보대사에 임명된것도 제가 엄청 노력을 해서라기보다는 우연한 기회에 공모를 보게되었고 지원을 했더니 저의 그동안의 경력을 보시고 뽑아주셨습니다. 제가 그동안 생각없이 했던 일들, 연주들이 서울시홍보대사에 맞는 일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서울시홍보대사가 된 후에는 좀 더 음악적으로 서울을 알리고, 서울에 사는 많은 분들이, 나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고 좋아하는 그리고 역사에 남을 수 있는 음악활동들에 초점을 맞추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서양의 작곡가들 자기네 나라 이야기, 전쟁이야기, 슬픈 과거, 즐거운 과거들 음악에 남겼죠

탁: 음악의 사회적 관점을 실천적으로 하면서 음악계 내부에선 발견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겠군요.

여: 서양음악사를 보면 서양의 많은 작곡가들은 자기네 나라 이야기, 전쟁이야기, 슬픈 과거, 즐거운 과거들을 음악으로 많이 남겼습니다. 우리나라는 클래식이 들어온 지 이제 100년이 조금 지났는데 이제는 우리도 서양의 것을 그대로 하기보다는 우리의 역사, 우리의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나 생각을 해서 많은 한국적인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사회적인 이유로 그것들이 계속 연주되지 못하고 감추어지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결국 지나고 보면 이 모든 것이 누구 한명의 공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야기일 텐데 자리싸움, 공차지 하느라 예술이 뭍혀진다는 것이 참 많이 서글펐습니다. 이런 운동이 음악가들 사이에서 먼저 많이 시도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탁: 창작을 많이 하면서 음악의 폭도 넓어지고 뭔가 창의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꿈틀거리면서 아티스트가 변모를 꾀한다는 느낌입니다.

여: 한 곳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와도 협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이디어도 많이 얻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에나 배울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남들이 다 잘 하는 것 말고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다른 것을 배우면서 얻는것도 많은데요, 한 예로 작은 교회나 모임에서 반주자 없을 때 반주하고 싶어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건반화성을 익히니 그것이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하여 여지껏 바이올린은 “선율악기“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깨달은 것이 ”화성속의 선율악기“라는 것입니다. 피아노 코드 자리바꿈을 연습하며 실내악 할 때 내 선율이 3도인지 5도인지 7도인지를 생각하며 소리를 내면 강약을 조절 할 수 있게 됩니다. 학교 다닐 때 화성학, 대위법 참 잘했는데 그때는 그저 이론이었고 이제야 실전에서 써먹고 있습니다.

앙상블 수다 떨다 아이디어 떠올라요

탁 : 콰르텟을 하다보면 예산이 문제고 또 음악적으로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요. 레퍼토리 결정이나 새로운 컨셉을 정할 때의 방식은?

여: 콰르텟 수는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공부하자고 모여서 연습하다가 연습한 것이 아까우니 목표를 정하자고 홀을 대관하여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저런 연주 요청들이 들어오고, 또 모이는 것이 즐거워 매주 모이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연주가 없을 때도 매주 모입니다. 어떨 때는 악기 꺼내고 수다만 왕창 떨다가 헤어지는 날도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수다에서 나온다고, 이렇게 모이다보면 많은 생각들을 주고받게 되고 그러면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자 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1년에 한번씩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기연주를 하고 있고 크고 작은 연주들도 많이 합니다. 초청연주 때 받은 돈들을 잘 모아서 정기연주 때 쓰고 있고요 10년정도 되니 주위에서 저희의 취지를 좋게 봐주셔서 저희 연주를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후원자분들과 10분의 자문위원분들의 조언으로 저희는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탁: 외규장각의 이야기를 다룬 “145년만의 위로“는 무용까지 포함된 규모가 큰 것인데요.

여: “145년만의 위로“라는 작품은 박하민 연출, 여근하 프로듀서, 이재신 작곡, 콰르텟수 주관으로 무대에 올려진 작품입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우리나라의 외규장각 ”직지“가 145년만에 ”영구대여“라는 명목으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고요, 그것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박병선 박사의 일대기도 소개가 됩니다. 9명의 연주자와 11명의 배우, 두명의 성악가, 합창단이 무대에 섰고 분장, 의상, 조명, 무대장치, 미술등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무대 뒤에서 애쓴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방송국에서 인터뷰와 영상촬영도 해갔는데 박물관이나 공공기관에서 다음 공연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탁: 컴퓨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아버님과 딸은 어떤 사이이고 큰 영향을 받은 것이 뭣입니까.?

여: 저희 아버지는 우리나라 컴퓨터 1세대이십니다. 아버지가 80년대에 IBM회사를 다니시면서 최첨단 장비들을 저도 접할 수가 있었고요, 세상을 앞서 사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저의 창의성도 발전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에 엄청난 독서량과 지식, 집필 등으로 저희 가족들에게 모범을 보이셔서 열심히 따라가려고 노력중입니다. 얼마전에는 “가이드포스트“라는 잡지에 아버지와 함께 인터뷰 하며 표지 모델이 되었었는데 그때 아버지에 대한 또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면서 제가 이만큼 성장하고 이만큼 크게 된 이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10년 활동을 펼쳐온 수 콰르텟 멤버들 바이올린 여근하 ,김주은, 비올라 임경민, 첼로 박한나

K- 클래식으로 하나로 묶어 주어 큰 힘이 됩니다

 탁: '여근하의 서울이야기'엔 우리 작곡가 4분이 등장합니다. 유진평, 배동진, 성용원, 이재신 작곡가들인데 이런 스토리텔링에 의한 창작을 했는지 몰랐는데요. 관객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여: 처음에 이 독주회를 계획하고 준비 할 때는 주위에 우려가 많았습니다. 현대음악을 누가 좋아할까, 다 이상한 음악만 주르르 연주 하는 거 아니냐, 작곡과 발표회 같다...등등 하지만 작곡가 4분이 서로 완전 다른 느낌의 곡을 써주었고, 듀오, 퀄텟, 타악기와 협업 등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연주했기 때문에 연주 후에는 신선하다, 바이올린의 편견을 깼다, 시도가 아주 좋았다 등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무대를 만들고 나서는 그것을 상품화 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한 번의 독주회를 계기로 많은 좋은 일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탁: 귀국 연주가의 상당한 분들이 연주 무대 몇 번 못 서고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후배들에게 자신이 신조로 삼고 걸어온 몇 가지를 말한다면..

여 : 음악은 즐거운 것입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을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저 스스로를 “노력하는 음악가“라고 평하고 싶은데요, 연습도 많이 해야 하지만 한 무대를 위해서 부대적인 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메니저가 따로 붙는 것이 아니라 혼자 뛰어야 하기 때문에 홍보부터 프로그래밍, 디자인, 무대배치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면 안되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가의 근본인 연습입니다. 음악이 살아야 나머지 부대적인 것들도 빛을 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꼼꼼히 연습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여 더 좋은 소리, 더 아름다운 소리, 잘 전달되는 소리를 연주하면 그것이 그대로 청중들에게 전달이 되겠지요. 음악은 주관적인 거라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온 마음을 다하여 준비하고, 그 마음을 담은 연주는 어느 누가 봐도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탁: 연주 무대의 확장이나 자기 관객 개발을 하면 좋겠어요. 이번 K- 클래식 콜라보 릴레이 콘서트가 그런 마인드 형성과 참여 연주가들끼리 네트워크가 되어 서로를 열어 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 음악, 특히나 클래식하는 사람들이 이기적이다 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조금씩 양보하고 남들도 세워주고 함께 성장하는 음악가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함께 꼴라보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특히나 K-클래식이라는 장르로 한국 연주자들을 묶어 주셔서 너무나 좋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하여서 저를 돌아보고, 진정한 저의 관객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고, 이것을 시작으로 또 좋은 일들이 많이 연결되어 한국의 클래식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탁계석 음악평론가/웰빙코리아뉴스(www.wbk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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