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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칼럼] 국립오페라단 공론화부터 거쳐야 문재인의 새 정부다
秘密(비밀)은 탈을 부르고 탈은 危機(위기)를 낳는다
모두와 함께 하는 문화청잭포럼에서 탁계석 평론가가 정책 제안을 하고 있다. (8월 3일 오후 2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

내가 하면 제일 잘할 것 같고, 남은 모두 아니라고요?

국립오페라단장 누가 되면 좋을까? 단장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추천에는 망설여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일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고 건전한 오페라 인사 풍토를 위한 질서유지의 필요성이다.

누구라도 하고 싶은 만큼 국립오페라의 과거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정은숙 단장이 재임 후 3선 임기에 들어가다 화재를 만나 손해 배상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반짝이는 연출력으로 유인촌 장관의 점지를 받은 이소영단장이었지만 여론의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 역시 재임하려다 無爲(무위)에 그쳤다. 그리고 극장 경영인으로서 평가받던 김의준 단장은 32개월 만에 사표를 던졌다. 이후 9개월간의 최영석 직무대행, 이후 한예진 감독이 52일, 또다시 최영석 직무대행 4개월, 그리고 김학민 단장이 24개월만에 사표를 던졌다.

자신감만으로 오페라를 하기엔 예전 국립극장 시절과 달리 규모가 커졌고 요구도 많아졌다. 누가 단장에 적합한가에 앞서 국립오페라단 위상을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단장을 뽑아야 할 것인가를 논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근자에 거론되고 있는 예술의전당과의 관계성 문제 역시 오페라하우스가 독립적인 기반을 확고히 한 바탕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새롭게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지 않겠나 싶다. ‘통합’이나 전당의 ‘편입’ 형태로는 위상도, 운영도 보장을 받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시다시피 오페라가 이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써야 하는 생리를 감안하면 차제에 한국의 경제력이나 국제수준에 맞는 오페라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틀의 견고함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합창단, 오케스트라, 발레가 들어가는 것이지만 예술의전당 경영과 별개가 돠어야 오페라하우스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다.

따라서 職制 (직제)의 문제도 다투어 보아야 할 것 같다. 단장 (경영)과 예술감독(제작)의 기능이 二元化(이원화) 되어야 한다. 이 둘을 다하려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것이다. 전임 단장들에게서 확연하게 나타나지 않았는가.
 

원래 해방 이후 줄곧 ‘團長(단장)’이란 명칭이 씌여져 오다 ‘예술감독’ 이란 말이 도입된 것은 1983년 김신환 서울시립오페라단장이 부임하면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안다. 필자는 1993년 국립오페라단에 예술감독제가 필요하다며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민간의 나홀로 단장시스템에서 벗어나 예술감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처음으로 정은숙 단장이 ‘예술감독’이란 명칭을 사용했다. 그러나 놓친 것이 있었다. ‘단장’과 ‘예술감독’의 기능을 따로 하지 않고 한 사람에게 두 개 명칭이 혼합 사용되는 愚(우)를 범하고 말았다. ‘예술감독’은 이후 네이밍 인기로 모든 민간오페라단 또는 오케스트라에까지 사용되었지만 그것은 '명칭'에 그치고 말았다.

이런 혼돈이 바로 ‘경영’과 ‘예술’의 조화를 꾀하지 못한 결과로  3단장 연속 사퇴라는 대형 事故(사고)를 낸 것이다. 뼈아픈 경험을 한 만큼 이 문제를 지금부터 직제화의 재정립으로 봐야 한다. 물론 갈등을 생각하겠지만 이 역시 훈련이다.

또 하나. ‘이사장’ 명칭이다. 저녁 식사내고 후원금 내는 얼굴마담의 기업인 이사장도 버려야 할 행태라고 본다. 민간이 아닌 국립이 이런 방식을 갖는 것은 곤란하다. 이사회 구성도 전문성과 여러 요건을 갖추어 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무늬만 이사장제도는 그 개인의 영광에 그칠 수 있다. 하나의 직책이나 기능들이 각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개념 정립이 안되니까 가뜩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환경에서 종합예술인 오페라에 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따라서 국립 단장을 뽑는 것에 앞서 국립오페라 시스템 문제, 즉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국립오페라에 독립격(格)을 부여하면서 안착하는 것의 논의부터 하면 어떨까.

문재인 정부, 도종환 문체부 장관 人事(인사)에 모범을 보여라

단장 자격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어느 정도 합의를 해야 한다. 단장을 두 번씩이나 했다면, 그리고 고령이라면 그 사람이 누구든 곤란하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음 세대의 시간까지 탐내는 것에서 세상은 질서가 흐트러진다. 원로라면 아량과 원숙함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 선배에 대한 존중심도 선다. 우리가 누구를  국정농단했다 욕하면서 한 자리 하기위해 또 정치권 기웃거리고 힘을 빌리는 행동이라면 우습지 않은가.

맡은 자리가 있다면 자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충분히 했다면 비울 줄도 알아야 한다. 자기 욕심 때문에 지금 것보다 조금 낫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것, 후배들 기회까지 탐내는 것, 별로 안좋아 보인다.

그리고 문체부 공무원들이 똑바로 해주어야 한다. 문제가 되면 국민들의 시선이 또다시 집중된다. 密室(밀실), 秘密(비밀), 이런 것들이 공정성을 헤치는 원인이다. 당당하게 운영 및 비전에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좋은 전문가를 선택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 도종환 문체부 장관의 人事(인사)여야 하지  않겠는가. 힘들어도 하나씩 고쳐 나갈 때 길도 생긴다.

탁상에 앉아 000, XXX 카더라 식 탐문을 하는 낡은 방식을 언제까지 고집할 건가. 예술가를 존중하기 때문에???.. 비밀로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뭔가 감추면 감출수록 큰 것을 잃는다는 것을  처참하고 뼈아프게 겪었다. 더 이상 失機(실기)는 안된다. 빛나는 성악가들의 꿈을 접게 하는 것이고, 한국 오페라의 성장 동력을 잃게 하는 것이다. 내년 2018년은 오페라 70주년이다. 찬스를 살리는 일에 모두 힘을 합하자.
 
국립오페라단 낙하산 인사에 반발해 53일간의 길거리 투쟁을 벌였던 비상대책위원회

탁계석 평론가 musictak@hanmail.net/웰빙코리아뉴스(www.wbk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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