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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리뷰] 저공비행, 주목할만한 비르투오조의 내공과 탐구력 보여
김준희의 해금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실험정신의 원동력
[웰빙코리아뉴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
 
4월 25일 오후 8시, 남산국악당 크라운 해태홀에서 저음 해금을 위한 김준희 콘서트

언뜻 제목만 보아서는 스릴러 스파이 영화의 제목인 듯하다. 그러나 '저공비행'은 해금니스트 김준희의 야심찬 악기 개량을 통한 低音(저음) 탐사다. 보다 나은 저음 개발의 필요성이 국악에서는 시급한 현안이 아닌가.

그렇다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그는 저음 개발에 나섰을까. 어느날 우연히 들은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을 들으며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풍부한 저음을 통해 다양한 테크닉 구사가 비록 동,서양이란 국경을 두고 달리 태어났지만 낮은 音(음)에 늘 목마름을 느꼈던 그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악기 개량은 그러니까 그 분야의 최고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악기를 제 몸으로 느끼는 무한 사랑의 도전장이다. 비르투오조의 내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미 1990년대에 음량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도전한 여러 악기사들과 저음해금에 대한 탐구를 이어온 김영재, 정수년 등의 해금연주자들이 걸어 온 연구의 길에다 정신력을 더 집중해 나섰다. 이번엔 난계, 동재국악기연구원이 참여했다.

김준희는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개량 악기가 독주는 물론 합주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시도한 경풍년, 염양춘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대표적인 성악곡인 가곡에 뿌리는 둔다고 했다. 첫 시도로 저음해금 특유의 성음을 감상하는 것이다. 타악이 반주를 맏고 펼치는 해금의 노래는 기존의 것에서 보다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그러나 실제 악기는 몇 배로 운지법에서 힘이 더 들고 연주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런 것도 앞으로의 과제인 것이다.

두 번째 한범수류 저음해금산조는 이미 명인들이 만든 여러 원곡들중 한범수류를 정해 지법과 가락을 재해석한 것으로 악기의 재질들을 각 작품의 특성에 맞춘 보이지 않는 땀이 베어 있었다. 장시간 들어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해금에서 보다 여유롭지 않을까 싶었다.

생상스의 ‘백조’에서는 멜로디 라인을 연주하는 것에서는 이색적인 맛이 있지만, 변주 부분에서는 원곡의 이미지가 너무 선연한 곡이라 좀 흐트러지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멜로디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할 수 있지 않을까.

네번째 저공비행은 기타 김바다와 건반 남궁석, 드럼 오형석에 조명까지 주어지는 파격이다.이미 K-Pop 아티스트들이 더러는 해금 사용을 하고 있지만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악장인 김준희의 대중음악과의 콜라보레이션은 그의 강렬한 실험정신을 짚을 수 있었다. 해금이란 악기가 국악에 머물지 않고, 서양 악기와 또 락 등의 대중음악과 만나서도 기 죽지 않고 살아가는 글로벌 세상의 지평을 열겠다는 해금 사랑이 두려움을 없애 준 결과일 것이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악기는 조금씩 더 우리 가까이, 세계인도 부러워하는 매력을 풍기지 않을까 싶다. 이번 ‘저공비행’은 사실 더 높이 날고 싶은 ‘고공비행’의 김준희의 감추어진 꿈이 날개를 펼친 것이 아니겠는가. 높이, 더 높이 날기를 바란다.

탁계석 평론가 musictak@hanmail.net/웰빙코리아뉴스(www.wbk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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