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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칼럼] 성악가 가곡은 호텔 레스토랑, 동호인은 성악은 맛집 식당?
비평가협회와 K-클래식이 한국인의 정서 바꾸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
[웰빙코리아뉴스] 탁계석 비평가회장 =
예술의전당 야외콘서트에서 우리가곡을 부르는 임재식 지휘의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 . 올해  8월에도 한국에서 투어 콘서트를 한다. 

그동안 둘러 본 성악 동호회 발표회는 대형 공연장에서 보여 줄 수 없는 열기와 감동이 넘친다. 물론 무료이지만 객석이 모자라는 것도 보았다. 때문에 전문 성악가들이 출연해 부르는 가곡 콘서트와 차별화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왜 그럴까? 분명히 노래는 발성적으로 성악가들이 더 잘하는데 핵심이라 할 감동이 솟아나지 않는 것일까?

‘성악가는 발성을 부르고, 동호인은 그림으로 노래 부른다?

많은 가곡 콘서트를 보면서 '성악의 기술'과 연륜이 주는 ‘인생의 체험’이 이렇게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성악가들이 작곡가가 그려 놓은 음악의 내용 중에서 스토리를 읽지 않고 그냥 소리를 입힌다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詩(시)의 문학적 이해가 부족한 체 발성과 성량에만 의존하고 집착하니까, 여기다가  연구가 없고, 그래서 해석이 다 똑같다. 물론 콘서트홀은 장소가 크니까 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럴수록 시를 깊이 소화하고 표현하는 이미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성악가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성악가들 중에서 가곡을 잘 부른다는 이들은 모두 자기 연구가 깊은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좀 더 이론적으로, 체계적으로, 본질적으로 다뤄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가곡 경시 풍토는 귀국 독창회나 발표에서 여전히 한국 가곡을 레퍼토리로 하는데 인색하다 점이다.
 

광주 우리가곡부르기 111회. 시민과 함께 부르는 가곡으로 열기가 넘친다.

그런데 외국 성악가나 오케스트라는 선입견이 없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 필요하면 작곡가의 부족을 메꾸워 주는 편곡도 한다. 지금 방송의 대중음악들이 철지난 가요를 리메이크해서 산뜻하고 상품성있는 가요를 만들어 내지 않는가. 우리는 권위주의, 창작 절대주의 등 굳어져버려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가사’가 성악가의 소리 자랑의 ‘도구’되가 되어선 누구도 듣지 않는다. 인테리어는 번듯하지만 맛없는 호텔 레스토랑을 사귀는 애인 눈치 때문에 그냥 한번은 먹지만 다시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대학에선 한국 가곡을 교과에서 다루지 않는다. 겨우 한예종과 안양대학에서 가르치는 정도다. 세계에 한국말을 가르치는 세종어학당이 늘고 있고, 우리말이 세계 언어로 퍼져 나가고 있어 가곡의 중요성은 이제 우리를 넘어서 보아야 하는 안목도 필요하다.


초기의 가곡 외면이  반세기 지나도록 그대로인 대학 엘리트주의 

이것은 클래식이 들어오면서 초기 가곡의 부실로 인해 성악가의 높은 기량을 표현하는데 대상이 안되었던 시절의 관행이 오늘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그 관행의 뿌리는 깊고도 깊어 누구도 혁신을 못한다. 혹자는 심정적으론 인정하지만 커리큐럼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아 고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산업이 그러하다. 원천기술이 없을 때는 기술을 도입해 산업을 이르킨다. 그러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 기술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야 산다. 국내 시장만으론 글로벌 상품을 만들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없기에 연구에 투자를 엄청나게 하지 않는가. 우리 대학에서 가곡을 누가 연구했는가, 엊그제 만난 남의천  교수는 ‘평생 연구해 놓은 것을 전수할 곳조차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곡이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되는 프로젝트를 더 늦기 전에 현장에 옮겨야 한다'며 힘주어 강조했다. 

광주 우리가곡 부르기


가곡이 사라진다는 위기를 넘어 새로운 힘이 동호인에게서 발생 

누가 십자가를 지고 나서야 하는데 살얼음판을 걷는 대학은 생존의 절벽 앞에서 움츠리고만 있다. 이런 시도를 누가할 것인가. 결국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파야 한다. 2012년 필자가 ‘K-클래식’이란 네이밍을 걸고 외쳐도 시장의 변화는 더디기만 했다.

만약에 이러다, 이러다. 전공하지 않으면서, 유학도 가지 않고서도 우리 가곡을 피셔 디스카우처럼 부르는 인물을 찾는다면 이건 대박이다. 국민가수 장사익처럼 우리 가곡에 맞는 발성법을 개발해 낸다면 이 역시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그러니까 죽어도 하지 않겠는 쪽보다,  죽어라고 잘 부르고 싶은 의욕의 동호인이 빠르다는 결론이다. 등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변화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가곡이 시장 지배력을 갖는다면 상황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작곡가들이 ‘가요’처럼 저작권으로 생활을 하고, 일부는 어께에 힘을 주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아니 그런 세상이 오도록 해야 한다.

작곡가가 저작권으로 사는 세상을 위해서도 

예술은 남이 하지 않는 것을 걸어가는 것이 예술정신이다. 지난 것을 반복만 하거나 되풀이 한다면 메너리즘이다. 쉼없이 창안하는 것이 예술의 숙명이다. 4대강의 설정 잘못으로 녹조라떼가 가득한 강이나 저수지를 보면서 우리예술계도 방향 설정을 새롭게 해야겠다. 이제는 정말이지 계급장 예술이 아닌 진정으로 관객에 감동을 주는 라이브 예술을 찾아야 한다. 한국예술비평가협회는 숨은 보석, 숨은 진주를 캐내는 일 역시, 비평가의 작업이란 인식하에 변화와 혁신으로 사회를 이끌어가아겠다.  

한국예술가곡연주회 10주년 기념(회장: 박광태, 세종채암버홀) 이 날 많은 청중들이 자리가 없어 돌아갔다. 그 날의 감동이 아직도 남은 듯 하다)

탁계석 musictak@hanmail.net/웰빙코리아뉴스(www.wbk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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